2023. 12. 6. 00:00ㆍ따뜻한 토론교육 겨울호(제5호)/토론 이야기
군포 초등토론교육연구회 이야기
군포토론모임 김정순
이야기 하나 “우리 반 교실 속 토론 나눔”
가. 삶을 나눠요.
달에 두 번 화요일에 만나요. 저녁 6시에 당동초등학교 교실에서 만나요. 2시간 공부하러 만났는데 1시간 10분을 삶 나누는 데 써요. 교실과 학교 이야기를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 이곳에서는 마음 편히 할 수 있거든요. 2주 동안 못 만난 삶은 충분히 나눈 것 같아요.
2023년 5월 2일 삶 나누기 김○○: 6학년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부장을 신청했다. 사회 교과가 조금 걱정되어 책 읽고 있다. 아이들이 잘 모르고 잘 들어서 이야기 들려주듯이 하면 되겠다 싶다. 학급세우기 할 때 잘 따른다. 시를 주마다 만날 거야. 비유하는 표현만이 시가 아니다. 윤동주 ‘서시’ 암송. 또 다른 느낌의 ‘봄’ 들려주었다. 6학년 선생님들은 절대 업무를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나. 사례를 나눠요.
1학기에는 교실에서 실천한 사례를 많이 나눴어요. 우리 모임 회원들은 올해 새로 시작하는 선생님부터 10년 넘게 토론수업을 실천하기도 했어요. 다른 선생님들이 실천한 사례는 그대로 우리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어 좋아요. 토론수업을 실천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점은 함께 궁리하며 그 해결 방법을 찾으려 애써요. 실천 사례를 나누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글이나 사진)이 기록이며 공부이기도 해요.
1) 토론수업 사례
가) 김○○ 선생님 6학년
나) 회원들이 발표한 토론수업 사례
2) 저학년 토론수업 사례 – 토론 놀이(장○○ 선생님)
아이들과 온 책 읽기로 유은실 작가의 정이 시리즈 5권을 읽기로 계획했어요. 그중에서 <나도 예민할 거야>를 읽는데 거기에 할머니의 시골집에서 기르는 닭 ‘꼬붕이’ 이야기가 나와요. 아이들이 한참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다가 이야기 제목 ‘꼬붕이는 맛있어’를 읽고 ‘어떤 내용이 나올지’ 질문을 하자마자 한 아이가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아이들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는 거예요. 아이들의 마음에 키우던 닭을 먹는다는 예상이 되자 갑자기 아이들의 의견이 반으로 갈리면서 서로 시키지도 않은 주장과 근거를 마구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토론을 시작했어요. 이 토론에서는 찬성과 반대 대신에 책에 나온 내용 그대로 마음과 배의 의견으로 나누어서 논제 분석을 했어요. 논제 분석을 하고서도 아이들의 의견이 너무 뜨거워서 이 토론은 2 대 2 토론까지 했어요. 너무 간절하고 할 말이 많아서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리고 토론하고 나서 내 생각을 다시 가치수직선으로 나타내 보았어요. 토론하고 나니까 더욱 꼬붕이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아졌어요. 심지어 채식을 하겠다는 아이들도 나타났어요. 이 토론에 이어서 동물에 대한 이야기, 동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3) 고학년 토론수업 사례 - 국어 지도안(김○○ 선생님)
북아일랜드 한 소도시에서 초등학생 휴대폰 소지 자체를 금지시킨 기사에 대해 토론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정보통신윤리교육과 연계하여 토론하려 자료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나라에서 학생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반대로 사용을 독려하는 나라도 있었고요.. 그래서 먼저 아이들과 관련 기사들을 함께 읽고, 찬반 양쪽에 대한 자료를 한번 모두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논제분석을 하고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짝토론을 해보고 입장을 나누어 전체토론도 해보았어요. 대표 입안자를 정하고, 각 근거에 대한 반박 및 예상 질문과 답변을 함께 준비한 뒤 토론했습니다. 자료를 미리 찾고 계속 보충해 가며 근거를 다듬으니 더욱 구체적인 대화가 오고 갈 수 있어 좋았다고 해요. 평소 공부 시간 발표를 어려워하던 아이가 어쩌다 입안자가 되어 친구들 도움을 받아 입안문을 쓰고 발표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다. 토론을 해요.
2학기에는 토론을 실습하기로 했어요. 토론을 직접하는 것만큼 큰 도움이 되는 게 없다는 걸 서로가 잘 알거든요. 토론은 우리나라에서 대회토론으로 많이 하는 세다 토론,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칼 포퍼 토론으로 정했어요. 회원을 모둠으로 나눠서 토론 형식을 하나씩 맡았어요. 토론을 맡은 모둠은 토론 형식을 회원들에게 발제를 해요. 토론할 논제를 함께 정하고 정한 논제로 논제분석을 해요. 이어 토론 할 사람(발제가 아닌 다른 회원들로 정함)을 정한 뒤 한 주 뒤에 실제 토론을 해요.
2023년 9월 13일 토론 실습 토론모임이니 토론 공부도 해요. 이번 2학기에는 네 사람이 한 모둠으로 공부를 이끌어요. 이번 달은 CEDA 토론이에요. 토론 형식을 알려주고, 실습할 논제(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1일 현장체험학습은 없어져야 한다)로 논제분석을 하고 토론할 사람(넷, “저요” 하며 스스로 하겠다고)도 정해요. 다음 주에는 네 사람이 이 논제로 CEDA 토론을 실습해요. 토론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치열할 것 같아 다음 모임이 더 재미날 것 같아요. CEDA 다음은 칼 포퍼 토론을 배우고 실습해요. |
이야기 둘 “배워서 남 주자!”
가. 그림책 토론 온라인 연수
그림책 토론을 줌으로 네 번 열었어요. 이렇게 그림책 토론울 나누는 까닭이 있어요. 군포 초등토론교육연구회 회원들이 <열두 달 그림책 토론>(창비교육) 책을 썼거든요. 이 책은 달마다 세 권씩, 서른여섯 권 그림책으로 토론수업을 할 수 있도록 쓴 책이에요. 그림책마다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 - 논제 정하기 - 논제 분석하기 - 입안문 쓰기 - 토론하기 - 토론 뒤 활동] 과정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어요.
이 책 글쓴이에 군포 초등토론교육연구회 회원이 모두 김○○, 최○○, 오○○, 유○○ 네 사람이에요. 작년까지 함께 회원이던 이○○ 선생님도 있고, 수원이지만 우리 모임에서 공부하는 이○○ 선생님도 같이 썼어요. 그밖에 고양과 용인에 있는 두 분도 나눔 연수에는 함께했어요. 여덟 사람이 나눔으로 한 해에 네 번에 걸쳐 만나서 책 속 그림책을 함께 읽고 토론수업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소개해요. 물론 토론 실습도 하죠. 글쓴이 여덟 사람은 토론을 십 년 남짓 실천한 사람들이에요. 이 책을 위해 몇 해 동안 그림책을 함께 고르고 실천했어요.
나. 연수 진행 그리고 그 내용
연수에 신청한 사람이 120명이 돼요. 많은 사람이 신청한 것만으로도 그림책 토론에 관심을 알 수 있어요. 한 해에 네 번 만날 때마다 여덟 사람에서 두 사람씩 맡아서 진행해요. 두 사람이 미리 만나 연수에서 역할을 나눠서 준비해요.
그 내용은 달마다 <열두 달 그림책 토론> 책에 소개한 그림책을 안내해요. 책에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글쓴이가 소개하면 더 좋겠다 싶었어요. 그림책마다 내용, 학생들과 주고받을 질문거리, 토론하는 과정을 안내해요. 물론 그림책으로 토론을 했거나 공부하며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답하기도 해요.
또한 교실에서 직접 토론수업했던 사례도 나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론실습이에요. 그림책으로 정한 논제로 논제분석과 토론을 실습해요. 줌이라는 한계를 논제분석은 패들렛과 채팅으로, 짝 토론은 소그룹 기능을 이용해서 할 수 있었어요.
봄 | 3-5월 그림책토론 살펴보기, 토론 기본 안내, 토론 과정 실습 |
여름 | 6-8월 그림책토론 살펴보기, 그림책 토론 한 경험(1분 말하기), 토론 실습 |
가을 | 9-11월 그림책토론 살펴보기, 그림책 토론 사례, 토론 실습 |
겨울 | 12-2월 그림책토론 살펴보기, 그림책 토론 사례, 가치수직선 토론 실습 |
다. 연수 후기
1) 그림책 토론은 아이들의 성장 뿐만 아니라 저도 성장하게 해 주네요~^^ 올 한해 토론과 관련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정성 가득 담아 마련해주신 운영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두 건강 유의하시며 학년말 마무리도 무탈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 열두 달 그림책 토론 꼭 실천해볼게요. 좋은 그림책 소개와 토론사례 보여주신 길잡이 연수 넘 재밌었고 유익했답니다. 고생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3) 연수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림책 토론 연수 들으면서 저도 힐링되는 시간이였습니다.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야기 셋 “이어지고 깊어지고!”
가. 여름 연수회 들여다보기
1) 여름연수회는 파주 마주보리로 했어요. 8월 16일 수요일에 아침 먹을거리를 준비해요. 차, 지하철, 버스로 먼 길을 안전하게 찾아왔어요.
2) 온 사람들은 군포 초등토론교육연구회 사람들과 고양에서 토론 공부하는 선생님들이에요. 오랜만에 만나 삶을 나눠요. 이어서 서로 교실에서 토론한 이야기를 드러내요. 삶으로 정을 쌓고 사례로 토론수업을 함께 고민해요.
3) 이번 연수회 주제는 ‘감정’이에요. 이 주제로 그림책을 많이 준비했어요. [마롱리면사무소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다같이 둘러앉아 그림책을 살폈어요. 카페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마주보리에서 이었어요.
4) 박종호 선생님께서 강의를 들어요. 박종호 선생님은 직접 키운 감자를 가득 가져오셨어요. 선생님께서 만든 자료를 보며 말씀을 들었어요. 선생님께서는 ‘듣기, 말하기, 토론’으로 말씀하세요. 그 내용을 간추리면 아래와 같아요.
+ 교과서가 자유발행제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국어 교육과정을 만들어보길. 특히 듣기, 말하기 교육과정,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 + 뉴닉과 슬로우뉴스를 보길 권한다. + 토론하는 선생: 양쪽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 1930 런던 걸어 다니는 도서관) 어느 시대에나 필요가 있을 때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다. 토론 모임이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 + 추천 책: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9월 개정판 나올 예정, 조국), <후아유><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이향규), <진짜공부><어른답게 말합니다>(강원국), <나의 이데올로기는 오직 아이들>(김승환) + 말하기, 듣기 관련 어린이책을 선생님들이 만들면 좋겠다. + 초등학교 말하기에서 예절을 너무 강조한다. 이런 걸 문제 제기(질문)해야 한다. + 말하기가 쓰기가 되어야 한다. 말하듯이 쓴다. + 국어 공부는 평생 말하기, 쓰기, 질문, 비평하며 살아가는 힘이다. + 토론 - 말하기 < 듣기(경청, 주의깊게 듣기) - 토론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 토론 능력 기른다. 그러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해야 한다. 듣기, 말하기부터. + 토론하는 사회: 현재는 불가능에 가깝다. + 토론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초등에서 토론이 정말 필요하다. + 토론하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잘 실현되는 사회이다. + 토론하는 사회는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주는 사회이다. + 토론하는 사회 디딤돌이 초등토론교육연구회이다. + 추천 영화: <더 그레이트 디베이터스>, <서칭 포 슈가맨> + 길은 사람이 걸어가야 나타난다. + 영행: 길에서 배운다. + 듣기, 말하기를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 + 출세의 개인성(교사의 개인성) |
5) 박종호 선생님 말씀을 듣고 뒤풀이를 해요. 박종호 선생님이 가져온 감자로 삶아 먹고 전으로 부쳐 먹었어요. 바싹바싹하고 고실고실하네요. 삽겹살에 버섯과 양파, 마늘을 함께하니 풍미가 좋아서 맛나요. 회원들이 가져온 김치와 곁들이거나 구운 김치로 먹었어요. 여름밤을 그냥 넘길 수 없어요. 함께 건물을 나와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걸었어요.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이니 마음껏 소리 내며 놀았어요.
6) 둘째 날에는 한재경 선생님 강의를 들어요. 한재경 선생님은 준비해 온 커피를 내려서 시원하게 나눠요. 이어 기타에 맞춰 작곡한 노래를 들려주네요. 시원한 커피에 감미로운 음악이 더 없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