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

2022. 11. 15. 23:14따뜻한 토론교육 가을호(제3호)/토론 이야기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

군포토론모임 최정현

 

2학기 학부모 상담하며 아이들끼리 마을을 벗어나 나들이 다니는 것에 대한 부모님들의 걱정이 컸다. 코로나로 많은 것들이 멈추고, 친구와 어울림도 마음 편하지 않았던 지난 2, 2022년 많은 것들이 풀리면서 아이들은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둘째, 셋째인 아이들 부모님들은 걱정이 덜했지만, 아이가 첫째인 부모님들은 아이들 나들이 상황을 더 염려했다. 그리고 많은 아이가 나들이하러 다니다 보니 보내지 않는 학부모님들은 아이들과 큰 갈등을 겪고 있다고 했다.

어머님, 저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고민했는데 그즈음에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었다. 아이들, 학부모님과 같이 생각을 나누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논제: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

논제 분석을 하는데 어떤 친구랑 가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범주를 정하는데 아이들도 고민스러워했다.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부모님이 모르는 친구랑 멀리까지 나들이를 가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그런 제한을 두면 결국 마을 인근으로 한정 지어져서 그 부분을 다 포함하고 토론을 하자고 결론지어졌다. , 보호자의 허락은 전제 조건이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나들이는 참 소박했다. 친구들과 마을을 벗어나 떡볶이를 먹고, 코인노래방을 가고, 인생 네 컷 사진을 찍고 시가지를 둘러보는 것. 찬성, 반대 근거를 이야기하는데 아이들도 나름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성 근거>

1) 공감 능력이 향상된다. (같이 나들이 다니면서 어울리다 보면)

2) 어릴 때 경험이 커서도 도움이 된다.

3) 다양한 상황을 접하며 판단 능력이 올라간다.

4)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5) 가족과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6) 공부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7) 나만 허락받지 못하면 소외당할 수 있다.

 

<반대 근거>

1) 소외당하는 친구가 생길 수 있다.

2) 안전하지 않다. (사고가 났을 때 아이들끼리 다니면 대처가 어렵다.)

3) 아직은 어려서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

4) 친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5) 돈을 많이 쓰게 된다.

6) 복잡해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7) 보호자의 걱정이 커서 가족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위와 같이 논제 분석을 한 후 학부모 공개 수업 전 차시에 입안문을 썼다.

 

학부모 공개 수업 당일

3년 만에 줌이 아닌 실제로 학부모님들이 와 계시니 나도 아이들도 긴장되었다. 평소 왁자지껄 밝은 아이들이 얼어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괜스레 손이 떨렸다.

<찬성 입안문>
저는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에 찬성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새로운 것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나들이를 가다 보면 새로운 곳, 새로운 길을 가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생겨 길도 알게 되고, 맛있는 집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또 갈 때 길을 잃지 않고 다른 친구에게도 소개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내가 소외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있어서 못 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허락을 받지 못할 때 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갔다가 학교에서 ~ @@@ 재미있었어.” 등 나들이 관련 이야기를 친구들이 한다면 끼지 못하기 때문에 소외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수 있고, 가지 않으면 소외당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입안문>
저는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보호자가 없으면 사고가 났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놀다가 다치거나, 사고가 났을 경우 길도 못 찾고 일을 수습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이 더 커지거나 나중에 부모님도 속상할 수 있습니다.
둘째, 돈을 조절하지 못하고 막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놀러 다니다 보면 먹을 것이나 다른 물건들에 휘둘려 돈을 주체할 수 없이 막 쓰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돈을 막 쓸 수 있어서 친구끼리 나들이를 가도 된다는 것에 반대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얼어 있어서 학부모님들께 짝 토론 첫판 때는 멀찌감치 살펴봐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두 번째 짝토론 때는 직접 곁에 가서 같이 질문도 하고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학부모님들이 곁에 와서 지켜보고 있으니 더 긴장한 거 같지만 아이들은 옆에 선 어머님들과도 토론을 주고받았다.

토론을 마치고 난 후 학부모님들께 아이들의 나들이 관련해서 욕구 카드를 하나씩 고르게 했다. 시간이 얼마 없어 이유는 듣지 않고 카드만 골랐지만, 욕구만 보고도 어떤 마음이신지가 느껴졌다.

학부모 선택 욕구 카드 : 소통, 도전, 배움, 자율성, 협력, 배려, 신뢰, 존중, 도움, 책임, 보호
학생들 선택 욕구 카드 : 휴식, 소속감, 존재감, 조화, 우정, 안전, 재미, 감사

“**, 어떤 이유에서 감사란 카드를 골랐어?”

엄마가 제가 나들이를 가는 걸 허락한다는 건 제가 이제 어느 정도 컸고 절 믿는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감사란 카드를 골랐어요.”

보시던 학부모님들 모두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토론 마무리

학부모 공개수업 며칠 후

지난 시간 학부모 공개 수업 마치고 집에 가서 이야기 나눠본 사람?”

많은 아이가 손을 들었다.

저희 엄마는 공개수업 날 오시진 않았는데 선생님이 올려준 수업 내용 보고 이야기 나누었어요. 원래 엄마가 절대 나들이 안 된다고 했는데 제가 미리 이야기하고 시간 약속 지키면 이제 주말에 허락해 주신대요.”

아빠는 전부터 제가 나들이 가는 건 상관없다고 했어요. 아빠가 자율성 카드를 골랐는데 아빠는 자율이라는 건 책임도 따른다고 이야기했어요.”

전 그래도 아직 어려서 친구들끼리만 가는 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많은 아이가 나들이를 가고 있어서 각자 입장에서 노력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1) 걱정 끼치는 장소는 가지 않아요.
- 낯선 골목, 공사장 근처, 범계^^
2) 중간에 연락드려요.
3)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해요
(무단횡단, 걸으면서 휴대폰, 장난)
4) 용돈을 모아요
<보호자>
1)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지 않아요.
2) 잦은 전화는 No! (믿어 주세요.)
3) 나들이 때는 용돈을 좀 더 주세요.
<지역사회>
1) 안전을 위해 CCTV를 달아 주세요.
2) 놀이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이 갈만한 놀이 공간이 별로 없다고들 했다.)
3) 번화가에 쉼터를 만들어 주세요.
(앉아서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곳)
<학교>
1) 안전 교육
2) 주말 이야기(나들이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될 거라고)

제한하기보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겁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