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아이들

2024. 6. 11. 23:04따뜻한 토론교육 여름호(제6호)/교실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아이들

군포토론모임 이정민

 
* 에피소드 1
우리 집에서 듣고 싶은 다섯 가지 예쁜 말(꼭 다섯 글자가 아니어도 괜찮아~)을 쓰라고 하니까 어떤 친구가
"선생님~ 저는 핸드폰 사주세요. 엄마, 밥 주세요~ 쓰고 싶어요." 하길래
"그럼 너도 엄마한테 공부 열심히 할게요. 책 10시간 읽을게요. 말 잘 들을게요. 이런 말도 써야지. 해달라~ 사달라~ 이런 말만 쓰면 불공평하다~!!" 그랬더니
"저는 지금도 공부 열심히 해요~!!"
"전 책 100쪽 넘는 것도 10시간 읽을 수 있어요~!!"
"전 지금도 말 잘 듣는데요...."
ㅠ.ㅠ 아이들한테 무슨 말을 못 하겠어요~~~~
 
 
* 에피소드 2
국어 시간에 < 자음 읽기 >를 했어요.
자음마다 이름이 있어서 정확하게 읽어줘야 한다고 알려주고 함께 읽고 따라 읽고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몇몇 아이들이 막 빨리 읽고 자기 말을 하는 친구들이 있길래 매일 몇 명씩 발표를 시킨다고 했어요. 그래도 떠드는 소리가 줄지 않길래
"어~~ 지금 떠드는 친구들은 10번씩 발표시킨다~!!" 했더니
"저 10번 발표하고 싶어요."
"저도요~"
"저도 발표 많이 시켜 주세요."
이건 뭐지....ㅠ.ㅠ
"그럼 떠드는 사람은 발표 안 시켜야겠다~"
조용~~~
1학년은 이상한 나라 친구들이에요.
고학년만 하던 저는 아직도 적응이 덜 된 것 같아요...^^
 
 
* 에피소드 3
오늘 가족 소개 카드를 만들 때 부모님 이름도 써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 저는 아빠 이름을 모르겠어요.”
순간 조금 당황은 했으나 학급일지에 있는 명부에 부모님 성함이 있는 것이 생각이 났지요.
“그럼 선생님이 알려줄게~!!”
그러자 우르르 여러 아이가 나왔어요.
“제 엄마 이름도 알려주세요.”
“저도요~ 저도요~”
“선생님~ 그런데 제 아빠 생일은 모르세요?”
순간 빵~ 웃음이 터졌어요.
“선생님은 너희 아빠 생일은 몰라.” ㅎㅎㅎ
아이들은 제가 뭐든 다 아는 것 같은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