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롭고 싶은 교사 생활_모두가 행복한 교실 살이

2024. 6. 10. 11:23따뜻한 토론교육 여름호(제6호)/교실 이야기

슬기롭고 싶은 교사 생활_모두가 행복한 교실 살이

부산토론모임 김병준

 

1. 아이는 학교에서 집으로 기쁨을 가져가야만 한다.

나른한 오후에 꾸벅 졸다가 법당에서 죽비로 어깨를 내려 맞은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져가야만 하는 것이 기쁨이라니. 대학 시절, 자주 어울렸던 후배의 SNS 프로필 글귀이다. 이 문장은 오랫동안 내 주위를, 아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10년을 넘게 살고 있지만, 이처럼 강렬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학교는 아이들이 1년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한 해 등교일이 약 190일이니, 1년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깨어있는 시간 중 하루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혹은 학교를 오가며 보낸다. 그런 시간과 공간인 학교는 아이들에게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교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이에 대한 고민과 대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그 물음 가운데 이 문장을 대들보처럼 받쳐 놓으면 답에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깨달음, 아니 되새김, 아니 울림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2. 학부모, 교사 그 교집합과 여집합 사이의 어딘가.

아픈 시절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에 공동의 목표를 두고 있는 두 어른의 관계가 건강하고 올바르지 못해 아픈 시절이 길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참담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한다. 교육 당국은 서둘러 교육공무원의 지위에 관한 법률이라는 펜스를 둘렀다. 각종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민원이라는 낱말을 쓰는 것이 불편하나 요청이나 문의, 건의 혹은 이를 넘는 의견과 감정 표출이 혼재되어 있어 민원이라 쓰겠다.)

이렇게 아이들 주위의 두 어른이 서로 아프면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워진다. 학부모와 교사가 강을 두고 건너편에서 서로를 경계, 의심, 감시하기보다, ‘아이들의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 좋겠다. 강의 건너편에서 서로를 바라보기보다 강의 한쪽 편에서 함께, 그 너머의 희망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3. 교사, 더 이상 학생의 편에 설 수 없다면, 교직에서 물러나야 할 때.

올해 초, 겨울이다. 평택에서 초등토론교육 연수가 있어 참여했다. 쉬는 시간 서로 안부를 묻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중에 좋아하는 교사 선배가 다른 교사에게 흘러가는 말로 학생 편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제 선생 그만해야지.”라고 했다. 가볍게 한 말이지만 나에게는 묵직한 무거움으로 닿았다. 그리고 스스로 반문을 해 보았다. 나는 학급을 경영할 때, 학생 자치를 도울 때, 체험학습을 계획할 때, 수업을 할 때 등 교사 편의 위주이지 않았는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바뀌고 싶었고 바뀌어야만 했다. 아이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애를 쓰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내일은 아이들 편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